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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한국 역사책

추모경(雛牟鏡). 상. 모수제기(慕漱帝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24.
남당유고,남당박창화

북부여(北夫余) 불이성(不而城)의 단림산(檀林山)아래에 푸른소나무(蒼松)가 우거지고 빽빽(茂密)한데 우뚝 단궐(丹闕)이 용출(聳出)하였으니 이것이 곧 천제(天帝)의 궁전(殿)이라.
제(帝)께서는 황포경대(黃袍瓊帶)에 머리에는 녹책금관(綠幘錦冠)을 쓰고 담비가죽을 씌운 사자의 보탑(獤皮獅榻)에 앉으셨다. 옥마신경(玉馬神經)을 낭독(朗讀)하고 우의(羽衣)를 편천(扁遷)하시니 조의(皁衣)의 무리(徒)가 환호작약(雀躍)하도다.
백성(民)들은 개와 닭의 움찔거림도 없이 태평(太平)을 구가(謳歌)해 온지가 거의 천년(千霜)이었다.
전욱(顓頊)이 남하하니 그 도(道)는 신농(神農)과 황제(黃帝)요, 그 땅(地)은 북진(北辰)과 남명(南溟)이었다. 언황(偃皇)이 북쪽으로 옮겨(北遷)가니 그 법(法)은 요(堯) 순(舜) 우(禹) 탕(湯)이요, 그 땅(地)은 반목(蟠木)과 유사(流沙)였다.
희발(姬發)은 동침한 서융(西戎)으로서 주(周)를 칭했으며, 패공(沛)과 항우(項)는 장강을 건넌 남만(南蠻)으로서 한(漢)이 되었다.
청주(靑) 서주(徐) 유주(幽) 기주(冀)의 중토(中土) 백성들은 혹은 동방(東)이 되고, 혹은 북방(北)이 되니 이것이 당우(唐虞)시대의 이(夷)요, 하은(夏殷)시대의 호(胡)인 것이다.
문(文)은 무늬(紋)에서 생겨났다. 간방(艮:북동)은 도(道)의 조종(宗)이니 전승(傳)이 발해(渤海)에 있고, 진방(震:동방)은 법(法)의 본산(本)이니 연산(連山) 귀장(歸藏) 농(農) 공(工) 의(醫) 약(藥)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의 법술(術)을 갖추지 않은 것이 없었다.
강태공을 초빙한 희단(姬旦:주공)의 정치(治)는 바로 우리에게 얻어서 저들에게 쓴 것이다. 오래도록 비옥하고 따듯한 땅을 점유하여 길이 안락의 계책을 삼았으나 편안한 자는 게을러져 망하고 힘쓰는 자는 부지런하여 흥하노라.
신하로써 임금을 치고(以臣伐君) 친족을 멸하는 것을 의(義)로 삼았으니(滅親爲義) 주(周)가 어찌 유도(有道)한 나라인가? 그 아비를 잘라 국을 끓이고(分其父羹) 그 처의 사타구니를 쪼개었으니(解其妻袴) 한(漢)은 진실로 무법(無法)한 나라였다. 오패(五伯)는 음란을 숭상하고 칠웅(七雄)은 살육을 즐겼으니 서책은 불살라도 될 것이고(書可以焚) 유생은 구덩이에 파묻어도 가할 것이다(儒可以坑). 단지 성(城) 쌓는 것만 알고 덕(德) 쌓는 것은 몰랐으니 몽염(蒙恬)이 아직 죽지도 않았건만 진(秦)은 이미 망하였도다.
창칼이 허사로다, 그 종친을 섬기지 않으니 병통이 아직 생기지도 않았건만 유씨(劉氏)는 이미 끊어졌노라. 중랑장은 북해(北海)에서 노예가 되고, 이사(貳師)는 동두(東杜)에서 도륙 당하고, 이릉(李陵)은 추마에 흐느껴 울며, 사마천(遷)은 부형을 당하였다. 처를 죽이고 아들을 도륙하였으니 유철(무제)은 진실로 악독하였노라. 후(后)를 독살하고 딸을 맞아들인 광무가 어찌 충직(忠)하단 말인가! 딸을 오손(烏孫)에 보내어 매춘행각을 벌이며 누란(樓蘭)을 암살하고, 도적놈을 우거(右渠)로 삼아서는 미처 평정도 안됐건만 도야지 같은 본색이 드러나 먼저 잡아 죽이니 한혈마(汗馬)가 이르기도 전에 죽은 자가 열에 여덟, 아홉이었더라.

이러한 혼세(渾世)에 모수제(慕漱帝)는 법(法)도 아니요 덕(德)도 아닌 깨끗함(潔)으로써 다스림을 삼았다. 48개의 온정(溫井)에 102명의 세녀(洗女)가 있었으니, 향탕의 비용(香費)은 천금(千金)이요, 수건의 쓰임은 만폭(万幅)이었다. 몸은 백옥과 같고(身如白玉) 치아는 가지런한 편주(編珠)와도 같았다.
동갑내기 황후(后)는 황룡국(黃龍)으로부터 와서 기갑(紀甲)의 비(妃)로서 순노(順奴)에 맺어졌다. 향림에 소요하고 예천에 목욕하며 깃을 떨치고 목을 던져 얹음이 원앙과도 같았다.

北夫余不而城檀林山下蒼松茂密丹闕聳出此乃天帝之殿也帝以黃袍瓊帶頭載綠巾金冠坐於獤皮獅榻朗讀玉馬神經羽衣扁遷早徒雀躍民無鷄犬之驚謳歌太平者幾乎千霜 顓頊南下其道神農黃帝其地北辰南溟偃皇北遷其道堯舜禹湯其土蟠木流沙姬發東侵西戎稱周沛項渡江南蠻爲漢靑徐幽冀中土之民或東或北唐虞夷也夏殷胡也文生于紋 艮爲道宗傳在渤海震爲法本連山歸藏農工醫藥禮樂射御書數之術莫不備焉召姜姬丹之治得於我而用於彼久占肥溫之地長爲安樂之計安者怠而亡勞者勤而興以臣伐君滅 親爲義周豈有道分其父羹解其妻袴漢實無法五伯尙淫七雄嗜殺書可以焚儒可以坑但知築城不知修德蒙恬未死秦已亡矣徒事干戈不事其親病其未生劉已絶矣奴中郞於北 海屠貳師於東杜李陵泣秋馬遷腐刑殺妻戮子徹固惡矣毒后納女光豈忠哉送女烏孫賣笑之行刺殺樓蘭剽盜之爲右渠未平而彘璞先誅汗馬不至死者八九而什于此渾世慕漱 帝作非法非德以潔爲治四八溫井百二洗女香費千金帨用万幅身如白玉齒如編珠同庚之后來自黃龍紀甲之妃結於順奴逍遙香林沐浴醴泉振羽投頸如鴛如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