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것대와 거서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19.

청주시 산성동에는 것대산이 있는데 거질대산이라고 하기도 하고 상령산이라고 하기도 한다.
옛 문헌에 居次大山(거차대산) 또는 居叱大山(거질대산)이라고 썼으니 이는 모두 "것대산"이라고 읽어야 한다. 

즉, 次와 叱은 사이시옷이다.

그런데 이 산을 上嶺山(상령산)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것대산"을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즉, 
"것"은 우리말 고어로 上의 뜻이고

"대"는 곧 "달"이라고도 하는 우리말이니 嶺의 뜻이 된다. 

그래서 "것대산"을 居次大山 또는 居叱大山로 음차표기하였지만 모두 "것대산"으로 읽는 것이요, 

또한 각각의 글자를 한자로 번역하여 上嶺山라고 썼지만 뜻으로 읽으면 "것대산"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것"이란 말이 옛날에 "上"의 뜻을 가졌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것"을 居次 또는 居叱로 음차표기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신라 초대임금인 박혁거세를 "居西干"이라고 하였는데 그 의미는 上王(상왕)이며 거서간으로 읽어서는 안되고 "것간"으로 읽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居西는 앞서 보여준 居次 또는 居叱와 같은 음차라고 짐작할 수 있기때문이다. 

우리역사상 "것"을 사용하여 임금을 부른적이 많은데...

  • 상고시대의 예로서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箕子는 上의 뜻을 갖는 "것"에 주격조사 "이"을 붙여 명사로 고착화된 "것이(거시)"를 음차한 것이다. 
  • 고구려말에서는 王을 皆次(개차)로 음차하라고 음차하였는데 "갓"으로 그 음을 다시구성해볼 수 있고
  • 신라말에 나타난 예는 이미 보여준 居西干을 들 수 있다.
  • 백제에서 임금을 부르던 호칭인 鞬吉支도 "큰(鞬)" + "吉支"로 해석되는바 여기서 吉支도 곧 "것이(거시)"가 변한발음이며 吉士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 대조영이 건국한 震旦(센단)에서는 可毒夫(가독부)라고 불렀는데 可毒은 곧 고구려의 皆次와 같이 "갓"으로 읽을 수 있고 夫(부)는 존칭접미사이다.
  • 중국사서에 나오는 渠帥(거수)도 "것이(거시)"를 중국식으로 음훈차하여 표현한 것이다. 
  • 조선시대에는 이 말이 한자로 변화하여 上監이 되었으니 上은 곧 "것"이고 監은 곧 干이다. 즉 上監이란 "것간居西干"이나 "갓부可毒夫"와 같은 말이다.

즉, "것" 혹은 "갓"이란 말은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지만 고대에는 아주 높은 존재를 나타내는 접두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거서간"의 뜻이 더이상 "초대임금"이 될수 없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