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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문원영화 노포(露布) 번역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28.
유주자사(幽州刺史) 설초옥(薛楚玉)이 거란(契丹)을 격파한 데 대한 노포(露布 ; 승전 보고) 

영주(營州)를 회복한 지 20년만에 … 거란의 거친 성질은 동요하기 쉽고 탐욕스런 마음은 바꾸지 않아 배반의 마음을 지니고 우리 유성(柳城)을 침략하니 우리 당나라가 평로(平盧)에서 전투를 치르게 되었다. … 저 변방에서 멋대로 날뛰면서 미혹하여 본 상태로 돌아오지 않으니 우리 군대가 멀리 공략하기로 하여 이에 흑산(黑山)을 토벌하였다. … 가돌우(可突于)가 말 타고 강 건너 도망가 겨우 패잔병을 수습하고는, 곤궁한 지경이 되어서야 잘못을 깨달았다고 하면서 두 손을 묶고 항복을 청하였다. 그리고 나서 서쪽으로 흉노(匈奴 ; 돌궐)와 연결하고 동쪽으로 발해(渤海)와 합하면서 나머지 무리를 수습하여 우리에게 항복한 해(奚)를 엿보니 우리 당나라가 노룡(盧龍)에 군대를 두었다. 이때 사방 오랑캐가 구름같이 떼지어 모이고 10만 군사가 빗물처럼 많이 모여, 진군하면서 울리는 북소리 함성소리가 백리 밖까지 들렸다. 산천이 대낮인데도 어둡고 산천초목이 다 떠니, 그 형세가 우리에게 항복한 해의 무리를 아침에 몰아내어 저녁에 황하 이북으로 쫒아 내려고 하였다. 

우리 군대 7천명이 행군하면서 천지신명의 도움을 받아 협구(硤口)로 나아가 선우(單于)의 사랑하는 아들을 목베고 떼지어 모인 거란의 졸개들을 격파하니, 오랑캐 무리들이 달아나기 바빠 부상자를 도울 겨를도 없었다. 이에 합종의 약속이 무너지니 구름과 안개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 창을 내던지고 갑옷을 버리며 감히 돌아보지 못했다. 

… 생각건대 거란은 재빨리 달아났고 발해는 두려움에 떨며 세력이 감히 나오지 못했다. 거란은 대패한 뒤 인마가 다 파리하여 그 세력을 떨치지 못하니 또다시 변방에 있는 것을 믿고 발호하더라도 반드시 우리에게 근심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