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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후한서 읍루(挹婁) 열전 번역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28.
푸른 돌로 화살촉을 만들고, 촉에는 모두 독약을 바르므로 사람이 맞으면 즉사한다. 배를 잘 타고 노략질을 좋아하므로 이웃 나라들이 꺼리고 걱정거리로 여겼으나, 끝내 굴복시키지 못하였다. 동이(東夷)나 부여(夫餘)는 음식을 먹을 때 거의 모두 그릇(俎豆)를 사용하지만, 오직 읍루(挹婁)만은 법도가 없으니 (동이 중에서) 가장 기강이 없다.

읍루(挹婁)는 옛 숙신(肅愼)의 지역에 있는 나라이다. 부여(夫餘)에서 동북쪽으로 천 여리 밖에 있는데, 동쪽은 큰 바다에 닿고 남쪽은 북옥저(北沃沮)와 접하였으며, 북쪽은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지역은 산이 많고 험준하다. 사람들의 생김새는 부여 사람들과 흡사하지만 언어는 서로 다르다. 오곡(五穀)과 마포(麻布)가 있으며, 붉은 옥(赤玉)과 좋은 담비가 생산된다. 군장(君長)은 없고, 그 읍락(邑落)마다 각각 대인(大人)이 있다. 그들은 산림 속에서 거주하는데, 그 지방 기후가 매우 추워서 항상 굴 속에서 산다. 굴의 깊이가 깊은 것을 중하게 여겨서, 대가(大家)는 아홉 계단을 내려가야 그 바닥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깊다. 돼지 기르기를 좋아하며 그 고기는 먹고 가죽은 옷을 만들어 입는다. 겨울에는 돼지 기름을 몸에 바르는데, 그 두께를 몇 푼이나 되게 하여 바람과 추위를 막는다. 여름에는 알몸에다 한 자 정도의 베조각으로 앞뒤만 가리고 다닌다. 그 사람들은 더러운 냄새가 나고 불결한데 집 한가운데에 변소를 만들어 놓고 둥그렇게 모여산다. 한대(漢代) 이래로 부여에 신속(臣屬)되었다. 그들 종족의 숫자는 비록 적지만 매우 용감하고 힘이 세며, 험한 산중에 산다. 활을 잘 쏘아서 사람의 눈을 쏘아 꿰뚫을 수 있다. 활의 길이는 4자(尺)정도나 되는데 그 힘이 쇠뇌(弩)와 같다. 화살대는 고(楛)를 쓰는데 그 길이는 한 자 여덟 치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