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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전삼한(前三韓)의 오류 6: 太(태)를 뜻으로 읽으면 “신”이 아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2.
신채호의 조선사연구초에서 前三韓(전삼한)을 주장하는 근거 중의 하나가 바로 三神(삼신) 사상이다. 三神(삼신)은 곧 天一(천일)과 地一(지일)과 太一(태일)이라고 주장하면서 太一(태일)의 뜻은 신한(辰韓)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제 太를 뜻으로 읽으면 “신”이라고 주장한 신채호의 조선사연구초를 인용해보자.

臣과 辰 등을 다 “신”으로 독할지니, 신은 太의 뜻이며 總의 뜻이며 上의 뜻이며 제일이란 뜻이요…중략… 馬韓傳에 臣智惑加優呼臣雲遣支라 하였으나 臣의 음은 신이니 臣蘇塗, 臣濆活 등의 臣과 辰韓, 辰王 등의 辰과 같이 모두 太의 뜻이요 遣支는 “크치”라 그 뜻이 大兄이니 “신크치”는 곧 太大兄인즉…중략…“신”의 역이 太됨은 이미 전술하였거니와, 太一은 신한의 뜻이요, 天一은 말한의 뜻이요, 地一은 불한의 뜻인듯하니,

과연 太(태)를 뜻으로 읽으면 “신”이 되는가? 
조선사연구초를 전부다 읽어보면 天一(천일)을 말한(馬韓)이라 하고 地一(지일)을 불한(番韓(번한)이라 한것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말”이란 곧 오늘날말의 “마루”이며 이는 높은 곳을 칭하는 단어이므로 天一(천일)로 해석될 수 있고, “불”이란 곧 오늘날말의 “벌”이며 이는 넓은 평지를 일컫는 단어이므로 地一(지일)로 해석될 수가 있다. 
그러나 유독 太一(태일)이 “辰韓(신한)”이라 해석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 근거를 말하지 못하고 있음은 단지 三韓(삼한)을 저들 중국사서의 三神(삼신) 사상에 비추어 해석하였기 때문이며 太(태)는 절대로 “신”으로 읽힐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대어에서 太(태)의 뜻을 “신”으로 읽었다면 오늘날말에 그 化石語(화석어)가 남아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太(태)의 뜻을 갖는 어떤 말도 “신”과 발음이 비슷하지 않다. 

1) 太(태)는 뜻으로 읽으면 무엇인가?

다행히도 중국사서에 太(태)를 고대 우리민족이 어떻게 뜻으로 읽었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남아있다. 

《翰苑(한원)》
次曰太大兄. 比二品. 一名莫何何羅支.
그 다음은 太大兄(태대형)인데 (중국의) 정2품에 해당하는데 태대형은 또한 莫何何羅支(막하하라지)라고도 한다. 

太大兄(태대형)을 뜻으로 읽으면 莫何何羅支(막하하라지)라는 말이다. 
그럼 太大兄의 세 글자를 어떻게 莫何何羅支의 다섯 글자에 대응시켜야 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 것이며 이를 알면 太(태)의 훈독이 어떠한지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냥 보기만 하더라도 太(태)의 훈독은 “신”이 될수가 없으며 太(태)의 훈독은 대개 “막”으로 시작하는 것임을 알것이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2) 太(태)를 뜻으로 읽으면 ‘신’이 아니라 “막ㅎ”이다.

보통 太(태)를 大(대)로 해석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太(태)는 그 뜻이 極(극)과 最(최)에 가깝다. 아주 먼 옛날을 太古(태고)라 하고 하늘을 太空(태공)이라고도 하며 極甚(극심)을 또한 太甚(태심)이라고도 하는 것은 太(태)가 大(대)의 듯이 아니라 極(극)의 뜻임을 짐작케 한다. 

이제 "막하(莫何)"와 발음이 비슷하고 뜻이 太와 비슷한 현대어를 찾아보자. 
  • 마(마대): 맨 위            (極上)
  • 막 (막내, 막달 등): 일의 마지막을 뜻하는 접두어  (最後)
  • 맏: (맏이, 맏아들 등): 그 해의 처음     (太初)
最下는 안좋은 의미로 太의 뜻과 통하지 않아서 해당되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極上(극상)과 最後(최후)와 太初(태초)를 뜻하는 우리말이 위와 같으므로 莫何何羅支(막하하라지)는 대개 아래와 같이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 太는 막ㅎ(莫何)와 비슷하게 읽어야하며
  • 大는 아라(何羅)와 비슷하게 읽어야하며
  • 兄은 곧 "지"로 읽힐 것이다
太(태)를 “막ㅎ”등으로 읽히는 것은 앞서 이야기 한 것이며, 大(대)는 곧 “아라”이니 백제임금을 어라하(於羅瑕)라고 하는 것은 곧 大王(대왕)의 뜻으로서 어라(於羅)는 중세국어에 “넓고 크다”는 뜻을 갖는 “어위다”의 어간 “어위”의 轉音(전음)이다. 또한 瑕(하)는 당연히 干(간)의 轉音(전음)이다.

즉, 太(태)의 훈독은 “막ㅎ”이다. 그리고 太의 훈독이 “신”이라고 주장하는 前三韓(전삼한) 설은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우리 역사상 辰은 어떤 뜻을 갖는가?

대개 나랏이름은 그 나라의 건국지를 따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고구려는 솔본과 흘승골성을 중심으로 발달하였으므로 “솔”과 “흘승”에 해당하는 “高(고)”를 나라이름으로 사용하였고
백제는 漢水(한수)가에 도읍을 정한 까닭에 흰[漢]을 뜻하는 밝[百]을 사용하였으며
신라는 서라벌에 도읍을 정한 까닭에 “서라”의 轉音인 신라를 사용하였다.

우리가 단군조선이라고 알고 있는 나라의 이름도 조선이 아니라 곧 辰檀(신단)이니 이는 “센단”으로 읽어야 옳다.
단군왕검이 도읍을 세운 곳은 곧 白岳(백악)이므로 白(백)을 훈독하면 “센”이며 岳(악)을 훈독하면 “단”인 것이다. 
우리말에 흰머리를 센머리라고 하기도 하며 옛지명에 白狗洞(백구동)을 “센갯골”이라고 하는 것은 白(백)을 “센”으로 읽었다는 것을 알게 한다. 
또한 “단”이라는 것은 대개 地(지)의 뜻이니 삼국사기에는 呑, 旦, 頓등으로 적혀있다. 우선 呑(탄)으로 음차한 지명을 보면 首乙呑(수을탄, 경곡이라고도 함), 於支呑(어지탄, 익곡翼谷이라고도 함), 習比呑(습비탄, 습비곡習比谷이라고도 함) 등이 있고, 旦(단)으로 음차한 지명으로는 乙阿旦(을아단), 買旦忽(매단홀, 수곡성水谷城이라고도 함), 阿旦城(아단성) 등이 있으며, 頓(돈)으로 음차한 지명으로는 德頓忽(덕돈홀, 십곡현十谷縣이라고도 함)이 있다.
즉, 辰檀(신단)이란 “센단”으로 읽어야 하며 현대어로 바꾸면 “흰땅”이라는 말이지만 굳이 辰檀이라는 한자를 쓴 것은 辰이 日月星을 뜻하고 檀이 박달나무를 뜻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