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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전삼한(前三韓)의 오류 5: 발조선(發朝鮮)은 한 개의 나라가 아니라 두 개의 나라이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8.
전삼한 설의 근거 중에 또 하나는 관자(管子)에 기록된 발조선(發朝鮮)이 진(眞) 번(番) 막(莫) 등으로 구성된 삼조선(三朝鮮) 중의 번조선(番朝鮮)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發朝鮮을 發肅愼 혹은 發息愼 등으로도 쓰기도 하였으니 朝鮮(조선)이 곧 肅愼(숙신)과 息愼(식신)의 轉音(전음)이라고까지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發朝鮮을 하나의 나라 즉 番朝鮮(번조선)으로 해석하는 것과는 달리 發朝鮮(발조선)은 發國(발국)과 朝鮮國(조선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맞는지 사서의 기록을 통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1) 管子(관자) 이외에 나타난 發朝鮮(발조선) 기록 검토

管子(관자)에 發朝鮮(발조선)이란 기록이 정말로 전삼한 중의 하나인 番朝鮮(번조선)인가 알아보기 위하여 관자 이외에 나타난 發朝鮮(발조선)에 대한 기록을 검토해보기로 하자. 

《史記(사기)》
禹之功為大…중략…方五千里至于荒服南撫交阯北發西戎析枝渠廋氐羌北山戎發息愼東長鳥夷
특히 禹의 공로는 혁혁하였다…중략…국토의 넓이가 사방 5천리나 달해 강역이 황복(荒服)에 이르게 되었다. 남쪽으로는 교지(交阯)와 북발(北發) 을 위무하고, 서쪽으로는 융족 석지(析枝) 거유(渠庾) 저족(氐族) 강족(羌族)을 아우르고, 북쪽으로는 산융(山戎) 發息愼을 위무하고 동쪽으로는 장이(長夷) 조이(鳥夷)를 아우르게 되었다.

원문을 보아 알겠지만 여기서도 北山戎發息愼라고만 써 있어서 이것이 정작 發과 息愼으로 띄어 읽어야 할지 아니면 發息愼 하나로 읽어야 할지 난감하다. 

《大戴禮記(대대례기)》
南撫交趾大教鮮支渠搜氐羌北山戎發息愼東長夷鳥夷羽民
남쪽으로 交趾(교지) 大教(대교)를, (서쪽으로는) 鮮支(선지) 渠搜(거수) 氐(저) 羌(강)을, 북쪽으로는 山戎(산융) 發息愼을, 동쪽으로는 長夷(장이) 鳥夷(조이) 羽民(우민)을 위무하였다.

여기서도 역시 發息愼으로만 적혀 있지 이것이 發과 息愼인지 아니면 發息愼으로 하나의 나라인지 알길이 없다. 

《설원(說苑)》
南撫交趾大發西析支渠捜氐羌北至山戎肅愼東至長夷島夷
남쪽으로 교지(交趾)와 대발(大發)을, 서쪽으로 석지(析支) 거수(渠捜) 저(氐) 강(羌)을, 북쪽으로 산융(山戎)과 숙신(肅慎)을, 동쪽으로 장이(長夷)와 도이(島夷)을 위무하였다.

비로서 답이 보인다. 설원의 저자는 發肅愼이라는 나라는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北至山戎肅愼라고만 하였다. 즉, 發肅愼이 하나의 나라라는 말은 틀렸고 오직 發과 肅愼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불어서 朝鮮이 肅愼의 轉音이라는 주장도 가치없는 주장이 되어버렸다.

2) 發國(발국)에 대한 기록 검토

지금까지 필자의 주장이 맞다면 분명 發國(발국)에 대한 기록도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發國에 대한 기록이 존재한다면 전삼한(前三韓)의 근거가 되었던 發肅愼이 하나의 나라라는 것은 분명 잘못된 주장임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逸周書》
發人鹿鹿者若鹿迅走(發亦東夷迅疾)
發人(발인)은 사슴을 가져왔다. 鹿人(록인 즉 鹿者) 는 사슴처럼 빨리 달린다【發(발)도 역시 東夷(동이)인데 매우 빠르다】

여기서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發朝鮮(발조선)은 더 이상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 發國(발국)과 朝鮮國(조선국)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逸周書》에서 “發亦東夷(發(발)도 역시 東夷(동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 日本國(일본국) 사람을 日本人(일본인)이라 하고
  • 朝鮮國(조선국) 사람을 朝鮮人(조선인)이라 하는 것처럼
  • 發國(발국) 사람을 發人(발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發(발)이 發國(발국)이 아니라 發朝鮮(발조선)이라면 왜 發朝鮮人(발조선인)이라 기록했어야 했지만 분명 發人(발인)이라고 기록한 것은 發(발)이 發朝鮮(발조선)이 아니라 發國(발국)이기 때문이다. 

《路史》
是以教通四海之外北發肅慎【晉灼疑北發為國名大戴禮孔子曰舜明民教通于四海之外北發肅慎大教鮮支渠搜氐羌南撫交趾按周書有發人乃東北夷則發與肅慎二國名】
그래서 사해 밖에까지 가르치고 교통하였는데 북쪽으로는 發國(발국)과 肅慎國(숙신국)【晉灼(진작)은 “북쪽의 發(발)은 나라이름일 것이다. 大戴禮(대대례)에 孔子(공자)가 말하기를 舜(순)이 백성을 밝게 가르쳐 사해의 밖으로 북쪽으로 發(발)과 肅慎(숙신) 大教(대교) 서쪽으로 鮮支(선지) 渠搜(거수) 氐(저) 羌(강)에 통하였다. 남쪽으로는 交趾(교지)르 위무하였다고 했다. 생각건데 周書(일주서)에 發人(발인) 즉 東北夷(동북이)가 있는데 이는 發(발)과 肅慎(숙신)이 2개의 나라이름인 것이다.】

즉, 發肅愼, 發朝鮮, 發息愼…
이들은 모두 發과 肅愼 혹은 發과 朝鮮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2개의 나라이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發朝鮮이 番朝鮮이라는 주장은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며 더 이상 前三韓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