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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전삼한(前三韓)의 오류 1: 연국(燕國)이 만주를 차지했었던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19.

신채호선생은 전후삼한고에서 전삼한과 후삼한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 기본 근거는 사기 조선열전에 나오는 眞番朝鮮(진번조선)을 해석하는 데서 나온 것이지만 신채호선생의 해석은 틀렸다. 
이제 본고찰에서 眞番朝鮮(진번조선)의 해석은 진조선과 번조선이 아니라 진번국과 조선국임을 증명해보이고자 한다. 

眞番朝鮮(진번조선)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우선 그 근거가 되는 사기 조선열전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
이제 전삼한설에 대해서 골자만 이해해보도록하자.

1) 전삼한설의 근거가 된 사기조선열전 이해

《사기 조선열전》
조선(朝鮮)의 왕 위만(衛滿)은 연국(燕國) 사람인데, 연국(燕國)의 전성기부터 일찍이 眞番朝鮮(진번조선)을 침략하여 복속시켰다…중략… 위만은 조선으로 망명하여…중략…진국(秦國)의 옛 공터인 상하장(上下鄣)에 살았다. 점차 眞番朝鮮(진번조선)의 蠻夷(만이) 및 옛 燕(연)과 齊(제)의 망명자를 복속시켜 거느리고 왕이 되어 왕검이 도읍하였다. 때에 효혜고후때에 천하가 안정되니 …중략… 위만을 외신으로 삼았다…중략…이로써 위만은 군사의 위세와 재물을 얻게 되어 그 주변의 작은나라들을 침략하여 항복시키니, 眞番臨屯(진번임둔)도 모두 와서 복속하였다….중략… 이로써 드디어 조선을 평정하고 4개의 군[한서: 眞番臨屯樂浪玄菟(진번임둔낙랑현도) 등의 4개의 군]으로 하였다

중요한 부분만 가져왔으며 眞番과 관련된 부분은 절구하여 해석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그 대략은 아래와 같다. 

위만은 조선으로 망명하여 古秦空地(고진공지)에 있는 上下鄣(상하장)에 살면서 眞番朝鮮(진번조선)의 만이들과 燕(연)과 齊(제)의 망명자들을 모아 箕準(기준)을 몰아내고 조선을 차지하게된다. 이렇게 되자 漢(한)은 위만을 外臣(외신)으로 삼게되고 이를 통하여 군사와 재물과 위세를 얻게되자 주변 소국들을 복속시켰다. 위만의 세력이 너무 커지게 되자 드디어 眞番臨屯(진번임둔)까지 와서 복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위만의 세력이 너무 커지게 되자 漢(한)은 이를 두려워하여 위만조선을 침략하여 정복하고 그 곳에 眞番臨屯樂浪玄菟(진번임둔낙랑현도)를 두게되는 것이다.

2) 삼조선설의 근거

삼조선설의 근거가 되는 사기 조선열전의 구절은 의외로 간단한데 아래와 같다.

嘗略屬眞番【集解 徐廣曰:一作莫】朝鮮【索隱 如淳云 燕嘗略二國以屬己也】

위 파랗게 표기된 것은 사마천이 사기를 지은 후대에 첨가된 주석이다. 
우선 주석을 빼놓고 번역하면 이렇다.

연나라는 일찍이 眞番【莫으로도 쓴다】朝鮮【燕은 일찍이 두 나라를 복속시켰었다】을 침략하여 복속시켰다

위 주석에 따르면 
  • 眞番(진번)은 眞莫(진막)으로도 쓴다는 것이다.
  • 眞番朝鮮(진번조선)이 두 나라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眞番朝鮮을 해석하는 방법은 대개 2가지이다.
방법1: 眞番朝鮮을 眞朝鮮과 番朝鮮으로 본다.
방법2: 眞番朝鮮을 眞番과 朝鮮으로 본다. 

신채호선생은 방법1이 맞다고 보았으며 또한 眞番(진번)이 眞莫(진막)으로도 쓰이므로 이는 眞朝鮮(진조선)과 番朝鮮(번조선)과 莫朝鮮(막조선)을 가리키며 이를 두고 전삼한(前三韓) 혹은 삼조선(三朝鮮)이라 한다고 하였다. 

3) 신채호 선생의 眞番朝鮮에 대한 해석 오류

眞番朝鮮에 대한 해석으로 위에서 말한 방법1이 틀리고 방법2가 맞다면 전삼한의 근거는 틀린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眞番朝鮮은 어떻게 해석해야만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사기 조선열전에 들어있다. 
다시 위에서 언급했던 사기 조선열전을 생각해보자. 
이해를 돕기 위하여 제대로 된 원문을 가져왔다.

《사기 조선열전》
朝鮮王滿者故燕人也. 自始全燕時, 嘗略屬眞番【集解 徐廣曰., 一作莫】朝鮮【如淳云 燕嘗略二國以屬己也】為置吏築鄣塞
조선(朝鮮)의 임금 위만은 옛 연나라 사람이다. 처음의 연나라의 전성기때부터 일찍이 眞番【혹은 莫으로도 쓴다】朝鮮【연나라는 일찍이 2개의 나라를 침략하여 복속시켰다】을 침략하여 복속시켰고 관리를 두고 요새를 설치하였다.

즉 신채호선생이 전삼한의 근거로 삼고 있는 眞番朝鮮의 구절은 안타깝게도 중국의 연나라가 眞番朝鮮을 침략하여 복속시키고 관리를 두고 요새를 쌓았다는 구절이다. 그러면서 신채호선생은 여기에 나오는 眞番朝鮮은 眞朝鮮(진조선)과 番朝鮮(번조선)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또한 신채호선생은 덫붙여 말하여 眞朝鮮(진조선)은 지금의 길림성과 흑룡강성 등지이고 번조선은 요동과 요서지방이라고 하였다. 

쉽게 말하면 연나라는 眞番朝鮮을 침략하여 관리를 두고 요새를 쌓았는데,
신채호 선생은 이 眞番朝鮮이 바로 眞朝鮮과 番朝鮮이라고 주장하였다.
다시말하면 연나라는 만주까지 차지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연나라가 조선을 침략하여 만주까지 요새를 쌓고 관리를 두었단말인가?
이는 말도안되는 소리이다. 
만주땅을 언제 연나라가 차지한 적이 있는가? 이는 모순이다.
따라서 眞番朝鮮은 眞朝鮮(진조선)과 番朝鮮(번조선)이 될수 없으며 단군조선 가장 서쪽땅에 있던 나라인 眞番國(진번국)과 朝鮮國(조선국)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