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왕검(王儉)의 어원에 대하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 6.

단군의 이름을 왕검(王儉)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한 합쳐서 단군왕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왕검" 뜻하는 바가 무엇일까?
대개 여기서 "검"을 단군신화와 연관시켜 곰(熊)의 옛말인 "고마"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틀렸다.
왕검 혹은 임검이란 "옹글다"의 어간 "옹그"에 명사형 어미인 "엄"을 붙여 "옹검"이라고 한 것인데, 이를 한자로 음차표기하면서 뜻도 같이 표기하기 위하여 "옹"을 王으로 적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옹글다는 무슨 뜻인가?

옹글다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1]

옹글다〔옹글어, 옹그니, 옹그오〕
「형용사」
「1」물건 따위가 조각나거나 손상되지 아니하고 본디대로 있다.
「2」조금도 축가거나 모자라지 아니하다.
「3」매우 실속 있고 다부지다.

그리고 옹글다는 올글어 옹그니 옹그오들로 활용되므로 어간은 "옹그"이다.
이외에 북한말로 옹근가림(개기일식)과 옹근길이(全長)과 옹근각(360도를 가진 각)과 옹근달(보름달)과 같이 "옹그"를 접두어로 만든 말들이 많다.


또한  몽골말로 翁衮山(옹곤산)이 있는데 이는 중국말로 바꾸면 神山(신산)의 뜻이 되는데 우리말에 "옹그"와 어원이 같으며 "옹근함"을 빗대어 "神"을 표현한 것이리라.
이와 비슷한 몽골말을 찾으면 溫禺鞬(온옹건), 溫偶駼(온우도), 溫禺犢(온옹독), 溫禺鞮(온옹제), 汪古惕(왕고척), 翁袞(옹곤)들이 있으니 이 모두 우리말 "옹글다"와 같은 어원에서 비롯된 말들이다.


명사형 어미 -엄/-암

이제 "옹글다"의 뜻을 갖는 명사를 만들어보자.
우리말에는 여러가지 명사형 어미가 있고 잘 쓰이지 않는 것이 가운데에 "-엄/-암"이란 명사형 어미가 있다.

  • 묻다의 어간에 -엄을 붙임: 무덤
  • 죽다의 어간에 -엄을 붙임: 주검
  • 모자라다의 어간에 -암을 붙임: 모자람
  • 막다의 어간에 -암을 붙임: 마감
  • 살다의 어간에 -암을 붙임: 사람

이와는 좀 다르게 배로 기어다는 것을 배암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뱀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새어 나오는 것을 새암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샘이라고 부르고 있고
강(江)의 옛말인 가람도 갈라지다에서 비롯된 가람일 가능성이 있다.
바람(風)도 불다의 옛말일것으로 보이는 "다"에서 비롯되어 "람"이 "바람"으로 변했다고 본다.

이와 같이 옹글다의 어간인 "옹그"에 명사형 어미인 -엄/-암을 붙여 만든 단어가 "옹검"이다.
그리고 이를 한자로 표현하여 王儉(왕검)이라고 한 것인데 굳이 옹검을 王儉(왕검)이라고 쓴 것은 다스리는 자의 뜻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또한 양성모음 "옹"에 음성모음 "엄"을 붙여 만든 것은 이 모두 옛날에는 아래아를 사용한 ""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수있겠다.

 

------------------------------------------------------------------

[1]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