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제(隋煬帝) 초에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그들을 자주 물리치자, 거수 돌지계(突地稽)가 그 부락을 거느리고 항복해 왔으므로, 우광록대부(右光祿大夫)에 제수하여 유성(柳城)에 거주하도록 하였다. 그가 변방 사람들과 왕래하면서도 중국의 풍속을 좋아하여 관(冠)과 허리 띠(帶)를 착용하겠다고 청하니, 양제는 그를 갸륵하게 여겨 비단(錦綺)를 상으로 내리고 총애하였다. 요동의 전쟁에는 돌지계가 그 무리들을 거느리고 종군하였는데, 전공을 세울 때마다 상을 매우 후하게 내렸다. 대업(大業) 13년(A.D. 617 ; 고구려 영양왕28)에 돌지계는 양제가 행행(幸行)한 강도(江都)로 호송하였는데, 얼마 후에 유성으로 돌아가도록 하였다. 도중에 이밀(李密)이 병사를 파견하여 오는 것을 기다리다 쳐부수니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하였다. 고양(高陽, 지금의 산동성 임치일대를 지칭함)에 이르러서는 왕수발(往須拔)에게 함락당하였다. 얼마 안되어 나예(羅藝)로 도망하여 돌아갔다.
물길국(勿吉國)은 고구려의 북쪽에 있는데, 말갈(靺鞨)이라고도 한다. 읍락마다 각각 우두머리가 있으며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는 않다. 그들은 굳세고 흉폭하여 동이(東夷) 중에서 제일 강하며, 언어도 그들만이 다르다. 두막루(豆莫婁)등의 나라를 항상 깔보며, 여러 나라도 이들을 두렵게 여긴다. 낙양에서 5천리 떨어져 있다. 화룡(和龍, 지금의 요령성 朝陽지역)에서 북쪽으로 2백 여리에 선옥산(善玉山)이 있고, 그 산에서 북쪽으로 13일을 가면 기려산(祁黎山)에 이른다. 다시 북쪽으로 7일을 가면 낙괴수(洛瓌水)에 이르는데, 강의 폭이 1리 남짓이다. 또 북쪽으로 15일을 가면 태악노수(太岳魯水)에 다다르고, 다시 동북쪽으로 18일을 가면 그 나라에 도달한다. 그 나라에는 큰 강이 있는데, 폭은 3리 남짓이며 이름은 속말수(速末水, 지금의 송화강일대를 지칭함)이다.
그 부류는 통틀어 7종이 있다. 첫째는 속말부(粟末部)로서 고구려와 접경하고 있는데, 정예 병사(勝兵)이 수천 명으로 용감한 병사가 많아 항상 고구려를 침입하곤 하였다. 둘째는 백돌부(伯咄部)로서 속말부의 북쪽에 있으며, 정예 병사가 7천명이다. 세째는 안거골부(安車骨部)로서 백돌부의 동북쪽에 있다. 네째는 불열부(拂涅部)로서 백돌부의 동쪽에 있다. 다섯째는 호실부(號室部)로서 불열부의 동쪽에 있다. 여섯째는 흑수부(黑水部)로서 안거골부의 서북쪽에 있다. 일곱째는 백산부(白山部)로서 속말부의 동남쪽에 있다. 승병은 모두 3천명에 불과한데, 흑수부가 제일 굳세고 건장하였다. 불열부에서부터 동쪽 지방은 화살이 모두 돌화살(石鏃)인데 바로 옛 숙신씨의 땅이기 때문이다. 동이 중에서 강국이다. 물길 사람들의 거주는 대부분 산과 강가에 의지하며, 우두머리(거수渠帥)를 대박불만돌(大莫弗瞞咄)이라고 한다. 그 나라 남쪽에 종태산(從太山, 지금의 백두산을 지칭함)이 있는데, 중국어로는 태황(太皇)이라는 뜻이다. 풍속에 그 산을 매우 공경하고 무서워하여 사람들이 산 위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지 못하고, 그 산을 경유하는 사람은 소변이나 대변을 물건에다 담아가지고 간다. 산 위에는 곰, 말곰(羆), 표범, 이리가 있으나 모두 사람을 해치지 아니하며, 사람 역시 그들을 함부로 죽이지 아니한다 땅이 낮고 습하며 흙을 둑과 같이 쌓고 구덩이를 파서 거처하는데, 출입구를 위로 향하게 내어 사다리를 놓고 드나든다. 그 나라에는 소는 없고 말은 있다. 수레는 사람이 밀고 다니며
두 사람이 짝지어 밭을 간다. 땅에서는 조(粟), 보리, 검은 기장이 많이 생산되고, 채소로는 아욱이 있다. 물 맛은 소금기가 배어있으며, 나무 껍질 위에서 소금이 나오고, 또 짠 물이 고여있는 못도 있다. 가축으로는 돼지가 많고 양은 없다. 쌀을 씹어서 술을 만드는데, 마시기만 하면 취한다. 결혼할 적에는 신부는 베로 만든 치마를 입으며, 남자는 돼지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머리에는 용맹스러운 표범의 꼬리를 꽂는다. 오줌으로 손이나 얼굴을 씻는데, 모든 오랑캐 중에서도 제일 깨끗하지 못하다. 결혼 첫날 밤에는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가서 여자의 유방을 만져보는 것으로 끝낸다. 질투하여 그 아내가 외간남자와 간통한 것을 어떤 사람이 그 남편에게 알려주면, 남편은 즉시 아내를 죽이는데, 죽이고는 후회하여 알려준 사람도 반드시 죽인다. 이로 말미암아 간음한 사건은 끝내 발설되지 아니한다. 모두 활을 잘 쏘아 사냥을 업으로 삼는다. 각궁(角弓)의 길이는 3자이고 화살의 길이는 1자 2치로서, 해마다 7～8월에 독약을 제조하여 화살촉에 발라 새나 짐승을 쏘는데 명중되면 즉사한다. 독약을 끓인 기운은 사람도 능히 죽일 수 있다. 부모가 봄이나 여름에 죽으면 세워서 매장하고, 무덤 위에 지붕을 만들어 비에 젖지 않도록 한다. 만약 가을이나 겨울에 죽으면 그 시체를 이용하여 담비를 잡는데, 담비가 그 살을 띁어 먹다가 많이 잡힌다. 연흥(廷興) 연간(A.D. 471～475 ; 고구려 장수왕 59～63)에 북위에게 을력고(乙力支)를 파견하여 조공을 바쳤다. 태화(太和A.D.477～499 ; 고구려 장수왕 65～문자왕 8) 초에 또 말 5백 필을 바쳤다.
을력지는, “당초 나라에서 출발하여 배를 타고 난하(難河)를 거슬러서 서쪽으로 오르다가, 대릉하에 이르러서 배를 물 속에 감추어 두고, 남쪽으로 육로를 걷어 낙고수(洛孤水)를 통과하여 거란의 서쪽 국경을 따라 화룡(和龍)에 도달하였다.” 라고 말하였다. (또) 스스로 말하길, “그 나라에서 먼전 고구려의 10부락을 쳐부수고, 비밀리 백제와 함께 모의하여 물길을 따라서 힘을 합쳐 고구려를 취하기로 하고, 을력지를 대국(大國)에 사신으로 파견하여 그 가부를 도모한다.” 하였다. 조칙을 내려, “삼국(三國)은 똑같은 주변 복속 국가이니, 마땅히 함께 화친하여 서로 침입하지 말아라.”고 하였다. 을력지가 이에 돌아가는데, 그가 온 길을 따라 전에 감추어 두었던 본선(本船)을 찾아 타고서 그 나라에 도달하였다. 태화(太和) 9년(A.D.485; 고구려 장수왕 73)에 (물길에서) 또 사신 후니지(侯尼支)를 파견하여 조회(朝會)하였다. 그 이듬 해에 다시 입공(入貢)하였다. 그 나라 근처에는 대막노국(大莫盧國), 복종국(覆鍾國), 막다회국(莫多回國), 고루국(庫婁國), 소화국(素和國), 구불복국(具弗伏國), 필려이국(匹黎尒國), 발대하국(拔大何國), 욱우능국(郁羽陵國), 복견진국(庫伏眞國), 노루국(魯婁國), 우진후국(羽眞侯國)이 있는데, 연이어 각각 사신을 보내어 조공을 헌납하였다. 태화(太和) 12년(A.D.493 ; 고구려 장수왕 76)에 물길이 또 사신을 경사에 보내어 화살(고시楛矢)와 방물(方物)을 바쳤다. 태화(太和) 17년(A.D. 493 ; 고구려 문자왕 2)에 또 사신 파비(婆非) 등 5백 여명을 보내어 조공하였다.
경명(景明) 4년(A.D. 503 ; 고구려 문자왕 12)에 또 사신 후력귀(侯力歸)를 보내어 조공하였다. 이로부터 정광(正光) 연간(A.D. 520～524 ; 고구려 안장왕 2～6)까지 조공하는 사신이 계속 이어졌으나, 그 뒤 중국이 어지러워지자 한참동안 오지 아니하였다. 흥화(興和) 2년(A.D. 540 ; 고구려 안원왕 10) 6월에 석문운(石文云) 등을 보내어 방물을 바쳤으며, 북제(北齊)에 이르러서도 조공을 끊이지 아니하였다. 수(隋)나라 개황(開皇, A.D.581～600; 고구려 평원왕 23～영양왕11)초에 여러 부족들이서로 어울려서 사신을 보내어 조공하였다. 문제(文帝)가 사신에게 조칙을 내려 이르기를, “짐은 그 곳의 사람들이 용맹스럽다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실로 짐의 마음에 부응된다. 너희들을 자식처럼 볼 터이니 너희들은 짐을 아버지처럼 공경할지어다.”하니, 물길사신들이 “신들은 궁벽하게 한쪽 지방에 있지만, 중국에 성인이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기 떄문에 와서 조배(朝拜)한 것입니다. 이미 황제의 용안(聖顔)을 직접 뵈었으니, 원컨대 영원히 노복이 되도록 하여 주옵소서.”라고 대답하였다. 그들의 나라가 서북쪽으로 거란과 접경하고 있어서 항상 서로를 침략하곤 하였다. 뒤에 그 사신이 오자, 수 문제(隋文帝)가 그들을 타일러 서로 공격하지 말도록 하니, 사신이 사죄하였다. 문제가 그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어전에서 연회를 베풀어 술을 마시도록 하니, 사신이 그의 무리들과 함께 일어나서 춤을 추는데, (팔다리를) 구부리는 것이 전투하는 모습이 많았다. 문제는 주변의 신하들을 돌아보면서, “천지 사이에 이런 물건들이 있어, 언제나 전쟁할 뜻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나라는 수나라와 아주 멀리 떨어져있고, 오직 속말부와 백산부만이 가깝게 있었다.
물길국(勿吉國)은 고구려의 북쪽에 있는데, 말갈(靺鞨)이라고도 한다. 읍락마다 각각 우두머리가 있으며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는 않다. 그들은 굳세고 흉폭하여 동이(東夷) 중에서 제일 강하며, 언어도 그들만이 다르다. 두막루(豆莫婁)등의 나라를 항상 깔보며, 여러 나라도 이들을 두렵게 여긴다. 낙양에서 5천리 떨어져 있다. 화룡(和龍, 지금의 요령성 朝陽지역)에서 북쪽으로 2백 여리에 선옥산(善玉山)이 있고, 그 산에서 북쪽으로 13일을 가면 기려산(祁黎山)에 이른다. 다시 북쪽으로 7일을 가면 낙괴수(洛瓌水)에 이르는데, 강의 폭이 1리 남짓이다. 또 북쪽으로 15일을 가면 태악노수(太岳魯水)에 다다르고, 다시 동북쪽으로 18일을 가면 그 나라에 도달한다. 그 나라에는 큰 강이 있는데, 폭은 3리 남짓이며 이름은 속말수(速末水, 지금의 송화강일대를 지칭함)이다.
그 부류는 통틀어 7종이 있다. 첫째는 속말부(粟末部)로서 고구려와 접경하고 있는데, 정예 병사(勝兵)이 수천 명으로 용감한 병사가 많아 항상 고구려를 침입하곤 하였다. 둘째는 백돌부(伯咄部)로서 속말부의 북쪽에 있으며, 정예 병사가 7천명이다. 세째는 안거골부(安車骨部)로서 백돌부의 동북쪽에 있다. 네째는 불열부(拂涅部)로서 백돌부의 동쪽에 있다. 다섯째는 호실부(號室部)로서 불열부의 동쪽에 있다. 여섯째는 흑수부(黑水部)로서 안거골부의 서북쪽에 있다. 일곱째는 백산부(白山部)로서 속말부의 동남쪽에 있다. 승병은 모두 3천명에 불과한데, 흑수부가 제일 굳세고 건장하였다. 불열부에서부터 동쪽 지방은 화살이 모두 돌화살(石鏃)인데 바로 옛 숙신씨의 땅이기 때문이다. 동이 중에서 강국이다. 물길 사람들의 거주는 대부분 산과 강가에 의지하며, 우두머리(거수渠帥)를 대박불만돌(大莫弗瞞咄)이라고 한다. 그 나라 남쪽에 종태산(從太山, 지금의 백두산을 지칭함)이 있는데, 중국어로는 태황(太皇)이라는 뜻이다. 풍속에 그 산을 매우 공경하고 무서워하여 사람들이 산 위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지 못하고, 그 산을 경유하는 사람은 소변이나 대변을 물건에다 담아가지고 간다. 산 위에는 곰, 말곰(羆), 표범, 이리가 있으나 모두 사람을 해치지 아니하며, 사람 역시 그들을 함부로 죽이지 아니한다 땅이 낮고 습하며 흙을 둑과 같이 쌓고 구덩이를 파서 거처하는데, 출입구를 위로 향하게 내어 사다리를 놓고 드나든다. 그 나라에는 소는 없고 말은 있다. 수레는 사람이 밀고 다니며
두 사람이 짝지어 밭을 간다. 땅에서는 조(粟), 보리, 검은 기장이 많이 생산되고, 채소로는 아욱이 있다. 물 맛은 소금기가 배어있으며, 나무 껍질 위에서 소금이 나오고, 또 짠 물이 고여있는 못도 있다. 가축으로는 돼지가 많고 양은 없다. 쌀을 씹어서 술을 만드는데, 마시기만 하면 취한다. 결혼할 적에는 신부는 베로 만든 치마를 입으며, 남자는 돼지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머리에는 용맹스러운 표범의 꼬리를 꽂는다. 오줌으로 손이나 얼굴을 씻는데, 모든 오랑캐 중에서도 제일 깨끗하지 못하다. 결혼 첫날 밤에는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가서 여자의 유방을 만져보는 것으로 끝낸다. 질투하여 그 아내가 외간남자와 간통한 것을 어떤 사람이 그 남편에게 알려주면, 남편은 즉시 아내를 죽이는데, 죽이고는 후회하여 알려준 사람도 반드시 죽인다. 이로 말미암아 간음한 사건은 끝내 발설되지 아니한다. 모두 활을 잘 쏘아 사냥을 업으로 삼는다. 각궁(角弓)의 길이는 3자이고 화살의 길이는 1자 2치로서, 해마다 7～8월에 독약을 제조하여 화살촉에 발라 새나 짐승을 쏘는데 명중되면 즉사한다. 독약을 끓인 기운은 사람도 능히 죽일 수 있다. 부모가 봄이나 여름에 죽으면 세워서 매장하고, 무덤 위에 지붕을 만들어 비에 젖지 않도록 한다. 만약 가을이나 겨울에 죽으면 그 시체를 이용하여 담비를 잡는데, 담비가 그 살을 띁어 먹다가 많이 잡힌다. 연흥(廷興) 연간(A.D. 471～475 ; 고구려 장수왕 59～63)에 북위에게 을력고(乙力支)를 파견하여 조공을 바쳤다. 태화(太和A.D.477～499 ; 고구려 장수왕 65～문자왕 8) 초에 또 말 5백 필을 바쳤다.
을력지는, “당초 나라에서 출발하여 배를 타고 난하(難河)를 거슬러서 서쪽으로 오르다가, 대릉하에 이르러서 배를 물 속에 감추어 두고, 남쪽으로 육로를 걷어 낙고수(洛孤水)를 통과하여 거란의 서쪽 국경을 따라 화룡(和龍)에 도달하였다.” 라고 말하였다. (또) 스스로 말하길, “그 나라에서 먼전 고구려의 10부락을 쳐부수고, 비밀리 백제와 함께 모의하여 물길을 따라서 힘을 합쳐 고구려를 취하기로 하고, 을력지를 대국(大國)에 사신으로 파견하여 그 가부를 도모한다.” 하였다. 조칙을 내려, “삼국(三國)은 똑같은 주변 복속 국가이니, 마땅히 함께 화친하여 서로 침입하지 말아라.”고 하였다. 을력지가 이에 돌아가는데, 그가 온 길을 따라 전에 감추어 두었던 본선(本船)을 찾아 타고서 그 나라에 도달하였다. 태화(太和) 9년(A.D.485; 고구려 장수왕 73)에 (물길에서) 또 사신 후니지(侯尼支)를 파견하여 조회(朝會)하였다. 그 이듬 해에 다시 입공(入貢)하였다. 그 나라 근처에는 대막노국(大莫盧國), 복종국(覆鍾國), 막다회국(莫多回國), 고루국(庫婁國), 소화국(素和國), 구불복국(具弗伏國), 필려이국(匹黎尒國), 발대하국(拔大何國), 욱우능국(郁羽陵國), 복견진국(庫伏眞國), 노루국(魯婁國), 우진후국(羽眞侯國)이 있는데, 연이어 각각 사신을 보내어 조공을 헌납하였다. 태화(太和) 12년(A.D.493 ; 고구려 장수왕 76)에 물길이 또 사신을 경사에 보내어 화살(고시楛矢)와 방물(方物)을 바쳤다. 태화(太和) 17년(A.D. 493 ; 고구려 문자왕 2)에 또 사신 파비(婆非) 등 5백 여명을 보내어 조공하였다.
경명(景明) 4년(A.D. 503 ; 고구려 문자왕 12)에 또 사신 후력귀(侯力歸)를 보내어 조공하였다. 이로부터 정광(正光) 연간(A.D. 520～524 ; 고구려 안장왕 2～6)까지 조공하는 사신이 계속 이어졌으나, 그 뒤 중국이 어지러워지자 한참동안 오지 아니하였다. 흥화(興和) 2년(A.D. 540 ; 고구려 안원왕 10) 6월에 석문운(石文云) 등을 보내어 방물을 바쳤으며, 북제(北齊)에 이르러서도 조공을 끊이지 아니하였다. 수(隋)나라 개황(開皇, A.D.581～600; 고구려 평원왕 23～영양왕11)초에 여러 부족들이서로 어울려서 사신을 보내어 조공하였다. 문제(文帝)가 사신에게 조칙을 내려 이르기를, “짐은 그 곳의 사람들이 용맹스럽다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실로 짐의 마음에 부응된다. 너희들을 자식처럼 볼 터이니 너희들은 짐을 아버지처럼 공경할지어다.”하니, 물길사신들이 “신들은 궁벽하게 한쪽 지방에 있지만, 중국에 성인이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기 떄문에 와서 조배(朝拜)한 것입니다. 이미 황제의 용안(聖顔)을 직접 뵈었으니, 원컨대 영원히 노복이 되도록 하여 주옵소서.”라고 대답하였다. 그들의 나라가 서북쪽으로 거란과 접경하고 있어서 항상 서로를 침략하곤 하였다. 뒤에 그 사신이 오자, 수 문제(隋文帝)가 그들을 타일러 서로 공격하지 말도록 하니, 사신이 사죄하였다. 문제가 그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어전에서 연회를 베풀어 술을 마시도록 하니, 사신이 그의 무리들과 함께 일어나서 춤을 추는데, (팔다리를) 구부리는 것이 전투하는 모습이 많았다. 문제는 주변의 신하들을 돌아보면서, “천지 사이에 이런 물건들이 있어, 언제나 전쟁할 뜻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나라는 수나라와 아주 멀리 떨어져있고, 오직 속말부와 백산부만이 가깝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