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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연구

부추 배추 고추

by 부르칸 2013. 8. 27.

중국한자의 고대음들을 연구한걸 대충보면 어떤건 우리나라 현대 한자발음과 같다..

왜냐하면 중국한자의 고대음을 연구하는 이들이 주변민족들의 발음으로부터 그 음을 유출해내었기때문이다.

어쩌다보면 우리나라의 한자고대음을 연구한답시고 중국한자고대음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오류중에도 오류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지금 쓰는 한자의 발음은 중세나 고대의 우리나라한자 발음과는 좀 달랐던것 같다. 

그 실마리를 푸성귀의 이름에서 찾아보았다. 


우리가 순우리말처럼 믿고 있는 '배추'와 '상추'와'부추'는 그 어원이 한자말인것 같다. 

쑥, 질경이, 냉이, 씀바귀, 꼬돌빼기, 민들레, 정구지, 머위, 쇠비름들과는 그 느낌이 너무 다르다... (내가 먹어본 나물들...ㅋㅋ)


배추는 현대중국어로 白菜(백채)이다. 

발음이 비슷하고 배추의 원산지가 중국임을 감안한다면 현대 우리말 배추의 어원은 중국말 白菜에서 왔음이 분명하다. 

白菜를 '백채'라 부르지 않고 '배추'라 부른것은 白의 고대음이 '배'이고 菜의 고대음이 '추'이기 때문일까?


상추는 현대중국어로 生菜(생채)이다. 

대개 우리말 '생채'는 오이나 무같은 채소를 채썰어 양념에 무친것이므로 사전에는 生菜라고 나와 있지만 내가보기에 '生채'가 맞다. 

중국말 生菜가 우리나라로 건너와 '상추' 또는 '상치'가 된건 生의 고대음이 '상'이고 菜의 고대음이 '추' 또는 '치'였기때문일까? 


부추는 서울만 제외하면 모두 정구지라고 하는데, 

유독 서울만 부추로 부르는 까닭은 서울에 한자를 쓰는 사대부들이 많있기 때문이리라. 

부추는 중국말로 韭菜(구채)라고 하는데 이것이 서울 양반들이 '부추'라고 부른 까닭은 우리말에 'ㄱ'과 'ㅂ'은 헷갈리기때문이다. 고구려를 '복클리'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어떤이는 ㅂ과 ㅁ이 돌궐에서 바뀐다하지만 내생각은 다르다)..

ㄱ과 ㅂ이 헷갈려 빚어진 재미난 이야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무더운 여름날 정말 죽을 정도로 무더운 여름날에 1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 친구들과 같이 가고 있었다.

    그리고 한 5미터 정도 앞으로 똥고가 보일정도로 짧은치마를 입은 여자 3-4명이 가고 있었다.

    그날은 너무나도 더운나머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등산하는 것만 같았지만 힘겹게 오르다보니 계단 정상이 보였다.

    그래서 내 친구가 앞을 보고 이렇게 외쳤다.


    "저기 고지(高地)가 보인다~~~"


    그런데 이런 외침과 함께 앞에 가던 여학생들이 우리를 힐끔 쳐다보더니 겁을 먹은 나머지 막 달려가버렸다.

    하지만 우린 그 이유를 몰랐다. 그 여자들은 '고'의 ㄱ을 ㅂ으로 알아들었던 모양이다. 우리가 그렇게 험상굿게 생겼었던가?


푸성귀는 아니지만 후추는 胡椒(호초)이니 역시 어원은 한자말이며 胡를 '후'라고 읽었다고 해도 되는 것인가? 또한 '대추'가 있는데 중국 산서성에서는 大棗(대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