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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백제란 백가제해의 뜻이 아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0. 2.
우리나라 역사의 명사(名詞)은 우리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한자의 뜻만 이용하여 지나식을 풀다보면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바로 백제(百濟)가 그렇습니다. 고대에 우리나라의 국명을 지을때 우리나라대로 그 방식이 고유하게 존재하였는데 그 짓는 방법에 따라 고대국가를 분류하다보면 백제의 비밀이 풀립니다.


조선상고사에 보면 "불"에 대한 좋은 해석이 있습니다. "농업은 대개 불의 힘을 이용하여 초목을 태워서 들을 개척한 뒤에 발생하였으므로 옛 말에 야지(野地)를 ‘불’이라 하였다....중략...우리 조선에는 더욱 불을 사랑하여 사람의 이름을 ‘불’이라 지은 것이 많으니, 부루ㆍ품리(稟離) 등이 다 불의 음역이요, 불이라 지은 지명?적지 아니하여, 부여(夫餘)ㆍ부리(夫里)ㆍ불내(不耐)ㆍ불이(不而)ㆍ국내(國內)ㆍ불(弗)ㆍ벌(伐)ㆍ발(發) 등이 다 불의 음역이다."
즉, 초목을 태워 농사를 짓던 농경민족을 중심으로 국가가 형성되었을 경우 그 나라이름 뒤에 "불"을 붙였는데 이에 해당하는 나라들은 바로 신불(神市), 북부여(北扶餘), 동부여(東扶餘), 남부여(南扶餘) 등이 됩니다. 市는 저잣거리 "시"가 아니라 앞치마 "불"인 것이죠. 우리나라 역사상 "부여"만 붙인 나라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여는 나라를 지칭하는 일반명사이므로 그 앞에 꼭 수식어를 붙였죠.

골, 굴
산과 골짜기가 우거진 곳을 중심으로 국가가 형성되었을 경우 "골"을 붙여 나라 이름을 짓습니다. "골"이란 지대가 움푹 들어간 곳을 의미하므로 외적으로부터 숨기 좋은 곳일겁니다. 지금도 이런 말이 남아 있는데 산골짜기, 골목 등이고 지역이름으로도 ~골이라고 많이 씁니다. 이 부류에 해당하는 나라가 바로 고구려입니다. 고골이라고 읽었겠죠. 이는 하늘의 나라라는 뜻으로 높을 高를 사용하거나, 해(太陽)을 음차하여 해(解)를 썼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골(高句麗) 혹은 해골(解句麗)라고 하였겠죠. 지나인들은 언어의 유희를 이용하여 해골(解句麗)을 하구려(下句麗)라고 하기도 했는데 웃기지도 않죠.

나, 라, 야
강가를 중심으로 나라를 건설하였을 경우 나, 라, 야 등이 붙습니다. 이러한 말은 현대에 "나라"로 이어졌고 지방이름을 붙일때도 남아 있는데 "~내" 등이 그렇습니다. 평양도 강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도시이므로 이 부류에 해당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평양의 원래 음은 "펴라"와 가깝죠. 이 부류에 해당하는 나라로는 신라(新羅), 가라(伽羅) 등이 있습니다. 조선(朝鮮)도 이에 해당하는 나라입니다. 한글자씩 보면 朝는 아침 혹은 밝음을 의미하며, 鮮은 그 뜻이 "날것"인데 訓의 반절을 취하여 "나" 혹은 "라"로 읽어야합니다. 따라서 朝鮮은 조나, 아사나, 밝나 등이 됩니다.


백제
그러나 백제(百濟)는 위 조어법 중에 어느곳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는 두개의 나라를 앞자만 이용하여 축약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백나라와 제나라를 축약하였음을 알 수 있죠. 그럼 백나라와 제나라가 어디인지 살펴보면...

* 백나라는 온조가 고구려에서 동남으로 이동하여 패수를 건너 건국한 나라로 온부여(百扶餘)라고 했을 것입니다. 百의 뜻은 고어로 "온"인데 이것은 온조의 첫글자를 따와서 온나라라고 하였을 것이며, 온조는 북부여 동명의 자손이므로 분명히 나라이름 뒤에 부여를 붙였을 것입니다.
* 제나라는 비류가 고구려에서 서남으로 이동하여 대수를 건너 건국한 나라로 제부여(齊扶餘)라고 했을 것인데, 그 위치가 옛날 제(齊)나라를 중심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국가 이름을 명시해 놓으면 이로부터 파생되는 역사해석이 나옵니다.

1) 백제의 영토
따 라서 이 둘은 형제국가이므로 서로 동맹하였을 수도 있고,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비류가 온조에 투항하였을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온부여(百扶餘)와 제부여(齊扶餘)를 함께 일컬어 백제가 된것이죠. 이렇게본다면 백제의 영토는 한반도 서쪽, 요동반도 서쪽, 요서의 남쪽, 하북과 산동의 동쪽, 양자강 하류 등으로 자연스럽게 비정됩니다. 백제가 지나땅 동해안을 지배하였다는 것을 해석할 필요도 없이, 백제 이름 자체가 한반도 서부에 위치한 온조의 나라와 지나의 동부에 위치한 제나라의 영토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려주는 것입니다.

백제가 한반도에만 있다면 더 이상 백제가 아닙니다. 그렇게때문에 남부여가 나오는 것입니다.

2) 남부여로 개칭한 원인
백 제는 후대에 이르러 남부여로 개칭합니다. 왜 그럴까요? 현재 충청남도 부여에 그 수도를 옮겼기 때문에 남부여로 개칭하였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부여의 옛 명칭은 사비인데 백제가 사비로 도읍을 옮기고 그 국명이 그냥 사비의 현재 이름이 된 것이죠. 제 생각에는 백제가 고구려 등에게 제부여(齊扶餘)의 영토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백제는 더이상 백제로 부를수가 없습니다. 백제중에 제부여(齊扶餘)의 땅은 잃어버리고 온부여(百扶餘)만 남이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백제는 고구려 광개토대왕때에 공격을 받아 남으로 한(韓)의 땅으로 이주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온부여 제부여의 영토구조가 아니기때문에 더이상 백제라 부를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못해 남부여라고 개칭한 것이죠.

백제 멸망후 사료가 없어지면서 온부여 제부여 두 나라는 잃어버리고 이 둘나라를 합하여 이른 백제의 이름만 남아 돌다가 후대에 지나인들이 백제를 百濟로 쓰면서 십제(十濟)니, 백제(百濟)니, 백가제해(百家濟海)니 이상하게 바꾸지 않았을까합니다. 역사상 이런 견강부회도 없을 것입니다. 지나인들의 언어 유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늘의 나라를 뜻하는 해골(解句麗) 혹은 고골(高句麗)의 본 의미는 잊어버리고 지나인들이 쓴 하구려(下句麗)라는 말처럼 해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高句麗를 고구려로 읽느냐 고구리로 읽느냐하는 쓸데 없는 의견 대립도 하는 것입니다. 구려던 구리던 다 나라를 뜻하는 우리나라 고어의 전음(轉音)으로 "골" 혹은 "굴"로 읽어야 합니다.

우리 나라 국명은 우리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그래서 역사해석에서 이두문이 중요한 것이죠. 우리나라 국명을 지나식으로 풀어서는 안됩니다. 이의 중요성을 신채호 선생은 "고사상(古史上) 이두문 명사 해석법"에서 아래와 같이 역설하였습니다.

『 혹은 이를 웃으리라, 번쇄(煩瑣)하고 무익한 일이라고. 그러나 착오가 이에서 교정되느니라. 와오(訛誤)가 이에서 귀진(歸眞)되느니라. 각기 제 시대의 본색이 이에서 탄로되느니라. 이미 산실(散失)된 조선 역사상의 대사건이 이에서 발견되느니라. 그러므로 이것이 곧 지중고적(地中古蹟)을 발굴함에 비길 만한 조선사 연구의 비약이니라. 자래로 부지자(不知者)들이 이 비약을 망침(妄侵)하여 도리어 본의를 현란케 한 일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