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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발해는 왜 가독부라는 제왕의 호칭을 갖게 되었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19.
신채호 선생님의 조선상고사와 조선사연구초에서는 고조선에서는 삼한(三汗)이 었었는데, 각각 신한(辰汗), 말한(馬汗), 불한(潘汗)이며 신한은 정치적 최고 지도자이며 단군(檀君)은 소도(蘇塗)의 종교적 최고 지도자로 고조선시대에는 정치지도자와 종교지도자가 일치하여 단군이 곧 신한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신한에서 "신"은 최고 최상이란 의미라고 하였고 이를 한자로 바꾸면 곧 태왕(太王)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은 "신"이 과연 최고 최상이란 의미를 갖느냐는 것이죠. 만약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쓰는 말에 "신"이라는 비슷한 발음을 갖는 접두어가 최고 최상의 의미를 가져야 하지만 아직까지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태왕(太王)?우리 고유어는 신한(辰汗)이 아니라는 가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1) 신한(辰汗)의 "신"

여기서 "신"은 최고 최상의 뜻이라기보다는 문자그대로 "일월성신(日月星辰)"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고조선시대에 최고지도자는 하느님의 대표자로 사람들이 생각하였기에, 그를 이름하여 하늘과 달과 별의 신을 대표하는 지도자라고 이름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정일치 사회는 우리역사가 고조선분열 후 열국시대에 이르면서 사라져서 고구려 건국부터는 제정일치사회에서 군주사회로 들어갔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더이상 "신한(辰汗)"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2) 태왕(太王)의 "태"에 해당되는 우리 고유어

太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존한자사전
크다(大); 심하다(甚); 심히; 통하다(通); 처음(最初)


- 강희자전(御定康熈字典卷六)

集韻他蓋切音汰與大泰竝同説文滑也一曰大也通也.  按經史太字俱作大如大極大初大素大室大玄大廟大學....

太는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데 크다라는 뜻 이외에 제 눈을 끈것은 바로 "大極"과 "大玄"이란 말입니다. 즉, 太王에서 太는 그냥 큰 왕이란 뜻이 아니라 "까마득하게 아주 커서 극에 이를정도의 큰 임금"정도의 뜻이 될 것입니다.

위와 같은 의미를 같는 우리 고유어가 있는데 바로 "가"라는 말입니다.
"가"란 우선 가장자리라는 뜻을 갖습니다. 이는 극(極)과 뜻이 통하는 말입니다.
그 리고 "가"에서 파생된것 같은 단어가 있는데 "가득"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아주 많아 꽉 찾다는 뜻인데 강희자전에 대실(大室)이란 뜻과 통하고, 또하나 파생된 단어로 "가장"이 있는데 뜻은 최고라는 뜻입니다. 즉, 제 생각에는 "가"라는 말이 가장자리 변두리라는 뜻보다는 극(極)과 대(大)의 의미를 갖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가"에서 파생된 단어로 太의 의미를 갖는것이 있는데 바로 "가드락거리다"입니다. 우리가 보통 거들먹거리다라고 하는데 본딧말을 찾아보니 "가드락거리다"더군요. 그 뜻은 "도도하게 굴다" 혹은 "버릇없이 경망스럽게 굴다"입니다. 그런데 "가드락거리다"가 어떻게 이루어진 단어인지보면 "가드처럼 행동하다"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가드락거리다라는 말은 매우매우 크지도 않은 사람이 아주 큰 사람처럼 행동하여 꼴볼견이라는 뜻이되는것입니다. 또한 가드락거리다가 큰 느낌의 말로 거드럭거리다가 되고 이것이 명사형이되어 거드름이 되었는데 이는 거만한 태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가드"와 비슷한 발음의 단어가 "매우 큰 사람" 정도의 뜻이 아니었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대에 태(太)란 훈독(訓讀)하면 우리말로 "가" 혹은 "가드" 혹은 "거드"정도가 될 수 있고, 그 뜻은 극대(極大)라고 봅니다.

3) 가한(可汗) 

태(太)를 훈독(訓讀)하면 "가"요 왕(王)을 훈독(訓讀)하면 "한"이니, 태왕(太王)을 훈독하면 "가한"이요, 이를 가차하면 可汗이 아닌가 합니다.


4) 가독부(可毒夫)

가독부란 대진 혹은 발해로 알려진 진단(震旦)에서 임금의 호칭으로 쓰였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앞 에서 말한바와 같이 "가드"는 "까마득하게 매우 큰"의 의미를 갖는 단어로 이를 한자로 가차하여 可毒으로 쓰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부(夫)는 "보"의 음차로 고대에 존칭으로 쓰였던 단어지만 오늘날에는 비칭(卑稱)으로 쓰여 먹보 곰보 등등의 단어에 쓰입니다. 즉, 가독부란 까마득하게 아주아주 큰 분이란 뜻이되겠죠.
혹은 夫를 가차하였다고 생각하지 않고 훈독하였다고 생각하면 가독부(可毒夫)는 가독안파견(可毒安巴堅)도 될수도 있겠습니다. 진단(震旦)의 황실에서는 임금을 폐하보다 더 높여 기하(基下)라고 한 것을 보면 가독부는 가독안파견으로 읽어야하지 않나 합니다.
끝으로, 제가 이런 생각을 왜하게 됐냐면, 백제는 니리무, 어라하, 건길지 등의 고유 임금호칭이 있고, 신라는 거서간, 니사금, 마립간, 진단(震旦)은 가독부가 있는데 고구려만 유독 이런 고유어가 전하지 않아 유추하여볼려고 생각해본 것입니다. 즉, 태왕에서 "太"는 훈독하면 "가독"과 비슷하고, 王은 도수희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해(諧) 또는 개(皆)라고 불렀다고 하였으므로 고구려 고유의 임금 호칭은 가독해(可毒諧)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거서간(居西干)의 "거서"도 혹 "가드"의 신라 방언으로 "것간"으로 읽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