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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가탐도리기 번역난제: 傍海壖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14.
登州東北海行: 過 大謝島 龜歆島 淤島 烏湖島 三百里, 北渡烏湖海 至馬石山東之都里鎮 二百里, 東傍海壖. 過 青泥浦 桃花浦 杏花浦 石人汪 橐駝灣烏骨江 八百里, 乃南傍海壖. 過 烏牧島 貝江口 椒島 得新羅西北之長口鎮....

가탐도리기의 傍海壖의 번역이 좀 헷갈리는군요. 
海壖란 해변이라는 말입니다. 

東傍海壖는 "동쪽으로 해변을 곁에 두고"라고 번역을 해야하죠. 
南傍海壖도 역시 "남쪽으로 해변을 곁에 두고"라고 번역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번역하면 논리상 맞지 않습니다. 

주해도편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大謝島와 龜歆島와 淤島와 烏湖島와 馬石山과 都里鎮은 발해의 서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青泥浦와 桃花浦와 橐駝灣과 烏牧島와 椒島는 발해의 북쪽에 있습니다. 

만약 
東傍海壖이 앞문장에 걸린다면 東傍海壖는 西傍海壖이어야 하고,
東傍海壖가 뒷문장에 걸린다면 東傍海壖는 北傍海壖라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느것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乃南傍海壖는 앞문장에 걸리나 뒷문장에 걸리나 青泥浦와 桃花浦와 橐駝灣과 烏牧島와 椒島 등은 발해 북쪽에 있으므로 北傍海壖라고 해야 합니다. 

이 문장을 어떻게 번역해야 될까요?
傍란 원래 "곁"이라는 말이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곁"으로 해석하면 문장 전체가 이상해지며 논리에 어긋납니다. 
그렇다면 다른 뜻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강희자전을 찾아보면 傍을 倚라고 하였습니다. 
즉, "의지한다"라는 말이죠. 東傍海壖란 동쪽으로 해변에 의지한다는 말이며 이는 의역하면 정박한다는 말입니다.

이제 倚라는 뜻을 가지고 앞 문장을 번역하여 봅시다. 

登州東北海行: 過 大謝島 龜歆島 淤島 烏湖島 三百里, 北渡烏湖海 至馬石山東之都里鎮 二百里, 東傍海壖. 過 青泥浦 桃花浦 杏花浦 石人汪 橐駝灣烏骨江 八百里, 乃南傍海壖. 過 烏牧島 貝江口 椒島.
登 州에서 동북쪽으로 바닷길로 (고구려와 발해로 가는 길이다): 大謝島와 龜歆島와 淤島와 烏湖島를 지나 300리이고, 북쪽으로 烏湖海를 지나 馬石山의 동쪽에 都里鎮에 이르면 200리이다. 동쪽으로 해변에 정박한다(즉 도리진 섬의 서쪽 해변에 정박했으므로 육지가 동쪽에 있다는 말입니다). 青泥浦와 桃花浦와 杏花浦와 石人汪과 橐駝灣과 烏骨江을 지나면 800리인데 남쪽 해변에 정박한다(정확히 어느 섬에 정박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발해 남쪽 어떤 섬의 북쪽 해변에 정박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남쪽으로 해변을 두고 정박했다고 한 것입니다). 烏牧島와 貝江口와 椒島를 지나면....(이하 번역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