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 해석에 있어서 아사달이 "아침의땅" 혹은 "해가 밝아 오는 땅"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이 과연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왜 우리가 해가 밝아 오는 땅이라는 해석을 하게 되었을까요?
제 생각에는 지나를 가운데에 놓고 우리나라가 동쪽에 있는 땅이므로 동쪽땅은 해가 밝아오는 곳이기에 그렇게 해석해 온것 같습니다.
과연 이 해석이 맞는 것일까요? "밝은 땅"과 관련된 용어들을 하나하나 파해쳐 보기로 합시다.
조선(朝鮮)
조
선(朝鮮)이라는 국명을 해석하기를 朝의 훈을 따서 "아침" 鮮의 훈인 "날것"을 차용하여 "아침나라"라고 해석하죠. 그러나 이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좀 있습니다. 사서에 眞番朝鮮, 濊貊朝鮮, 樂浪朝鮮 등과 같이 나라 이름과 朝鮮은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해석하기를 두개의 나라라고 해석하여 眞番朝鮮은 眞番과 朝鮮이고, 濊貊朝鮮은 濊貊과 朝鮮이며 樂浪朝鮮은 樂浪과 朝鮮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眞番, 濊貊, 樂浪 등과 朝鮮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은 朝鮮이 나라 이름이 아니라 "나라"를 지칭하는
우리말의 표기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朝를 한자사전에서 찾아보면
朝
【조】아침(早); 조정; 마을; (신하가 임금을) 뵈다(臣下覲君); 조회받다; 부르다; 모이다; 흐르다; 왕조
와
같습니다. 대표적인 뜻이 "아침"이기는 하지만 이 글자는 "왕조" "마을" 등의 뜻도 있습니다. 즉, 이것은 "나라"에 대한
우리말의 이두식표기로 朝의 훈인 "나라"라는 뜻을 분명하기 위하여 뒤에 鮮(날것)을 붙여 朝鮮를 "조선"으로 읽지 말고 "나라"로
읽으라는 것일겁니다.
아사달(阿斯達)
일본말인 あさ(아시)가 우리말의 "아침"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아사"는 "아침"의 고어라고 생각하였고, 아사달이 "아침의 땅"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민속에서는
아사달을 구월산이라고 합니다. 왜 아침의 땅인 아사달이 구월산이 되었을까요? 아사달이 지금의 구월산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되었지만
"아사"가 아침이 아니라 "아홉(九)"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익의 성호사설 권26에 보면
"사(史)에 또, “단군이 아사달산(阿斯達山)에 들어가 신이 되었다.” 하였는데, 아사(阿斯)를 언어(諺語)로 새기면 아홉[九]이요, 달(達)을 언어로 새기면 달[月]이니, 이것이 곧 지금의 구월산(九月山)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아사(阿斯)는 아홉(九)이다"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고대에는 우리말이 일본말보다는 몽골 거란 말갈 등의 언어와 더 비슷하다고 여겨집니다. 몽골말로 아홉을 보면
欽定遼史語解卷二
伊遜巴勒蒙古語伊遜九數也巴勒蜂蜜也卷四作乙斯勃
이손파륵, 몽골말로 이손(伊遜)은 아홉이다. 파륵을 벌꿀이다. 권4에서는 을사발(乙斯勃)로 썼다.
欽定遼史語解卷三
伊蘇濟勒蒙古語伊蘇九數也濟勒年也卷三十二作乙室已
이소제륵, 몽골말로 이소伊蘇는 9이며 제륵은 해(年)이다. 권32에너슨 을실이로 썼다.
欽定元史語解卷一
伊蘇九數也卷一百六作也速
이소는 9이다. 권106에서는 속(速)으로 썼다.
아홉을 몽골말로 이손伊遜 혹은 을사乙斯 혹은 이소伊蘇 혹은 을실乙室 혹은 속(速)라고 한다고 합니다. 이는 "아사"가 아침이 아니라 "아홉"의 고대 우리말일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우수주(牛首州)
제가 지난 글에 이것을 "소머리"라고 해석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는 소머리가 아니라 "아홉주"입니다.
欽定熱河志卷五十八
索頭水即今伊遜河流經承徳府北境過豐寧縣至灤平縣之東北境會入灤河
索頭水 즉 현재의 이손하(伊遜河)인데 승덕부의 북쪽을 경과하여 풍녕현(豐寧縣)을 지나 란평현(灤平縣)의 동북 지경에 이르러 난하(灤河)로 들어간다.
보
통 강과 지역의 이름을 바꿀때는 완전히 별개의 이름을 붙이기 보다는 연관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상식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索頭水를
이손하(伊遜河)라고 바꾸었다고 합니다. 이손하(伊遜河)는 위 欽定遼史語解에 따라서 아홉강(伊遜河)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索頭水도 아홉강이라는 뜻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索頭水가 어찌 아홉강이라는 뜻인 이손하(伊遜河)가 되었는지 추론은 좀
어설프지만 개연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 변천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아홉"의 고대 우리말은 "아사"와 비슷하였고 이를 한자로 표기하여 우수수(牛首水)이라고 표기 하였습니다.
2) 이것이 시대가 지남에 따라 首와 뜻이 같은 頭로 바뀌어 우두수(牛頭水)이 되었습니다.
3) 다시 "아홉"이라는 뜻으로 개명하여 소두수(素頭水)라고 썼습니다. 欽定元史語解卷一에서는 "아홉" 속(速)이라고 하였으므로 "속"과 음이 비슷한 소(素)를 쓰게 되었던 것입니다.
4) 소두수(素頭水)의 素가 그 글자가 비슷한 索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5) 그러나 결국에는 다시 아홉강이라는 뜻인 이손하(伊遜河)가 되었습니다.
위의 제 추론이 맞다면 현재 난하의 지류인 이손하(伊遜河)가 고조선 수도인 우수하(牛首河)이며 이 주변에 우수주(牛首州)와 아사달(阿斯達)이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난하의 주변에 발해의 중경현덕부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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