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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잡동사니/역사 논설

壬儉은 "신검"으로 읽어야 한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0. 2.
壬 儉의 두번째 글자 儉은 우리 옛 말인 "고마(熊)"의 전음이며 "높다" 혹은 "크다"의 뜻을 갖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壬儉의 뜻은 무엇일까요? 결론을 우선 말하면 壬儉의 독음은 "신검" 혹은 "심검"이고 훈독하게 되면 "검"입니다.


壬儉을 "신검"으로 읽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의 세 나라 발음을 살펴봅시다.
우리나라: "임"
일본:        ジン(진)
중국:        rén(렌?)

우 선 초성이 매우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ㅇ"이고, 일본은 "ㅈ"이며, 중국은 "ㄹ"이죠.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였을까요? 이유는 壬의 고대발음의 초성이 반치음(ᅀ)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우기를 반치음은 "ㅈ"과 "ㅅ"의 중간발음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사서를 읽어보면 반치음은 "ㅈ", "ㅅ", "ㄹ"의 중간발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신채호선생은 반치음을 "ㄹ"과 비슷한 발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신채호선생의 조선사연구초를 읽어보면 아래와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동 명이자(同名異字)의 호증(互證)이니, 전술한 모든 명사가 거의 동일한 명사를 호이(互異)한 자로 쓴 것이지만, 그 가운데 가장 복잡한 자가 두가지니니, 하나는 “라”이니, 사라(沙羅)가 되기도 하고 사량(沙良)이 되기도 하며, 가슬라(加瑟羅)가 가서량(加西良)도 되며, 평양(平壤)이 평양(平穰), 평나(平那), 백아(百牙), 낙랑(樂浪), 낙량(樂良) 등도 되며, 대량(大良)이 대야(大耶)도 되어, 가라(加羅)가 가락(駕洛), 가야(加耶), 구사(狗邪), 가량(加良) 등도 되며, 안라(安羅)가 안사(安邪)도 되며, 매라(邁羅)가 매로(邁盧)도 되며, 신라(新羅)가 사라(斯羅)도 되며, 순나(順那) 연나(涓那) 등이 순노(順奴) 연노(涓奴) 혹 순루(順婁) 연루(涓婁) 등도 되어 갈피를 잡을 수 없으나 기실은 “羅 良 盧 奴 婁 那 牙 壤 耶 邪”등이 모두 “라”로 읽을 수 있는 자니 “라”는 천(川)의 뜻이라. 삼국사기에 “故國壤一名故國川”이 양(壤) 등이 “라” 됨을 증명하며, “素那一名金川”이 나(那) 등의 “라”됨을 증하며, “沸流奴一名沸流川”이 노(奴) 등의 “라”됨을 증하니라. “穰” “壤” 등의 글자가 어찌 “라”가 되느뇨. 훈민정음에  “ㅿ如穰字初發聲”이라하니ㅿ은 이제 소멸된 음이나 노걸대(老乞大)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 등의 책에 북경화(北京話)의 일(日)을 ㅿ로 발음하였은즉 ㅿ은 즉 ㄹ에 비슷한 자라. 양(穰)자의 전성(全聲)이 ‘랑’에 비슷한 “ㅿ+ㅏ+ㅇ”인고로 이두문에 펴라(펴ㅿ+ㅏ라 씀이 가하나 “ㅿ+ㅏ”가 소멸된 자인 고로 “라”로 代함)란 물을 쓸쌔 음으로 써서 평양(平壤), 평양(平穰), 백아(百牙) 등이 되며, 상자(上字)는 뜻으로 하자(下字)는 음으로 써서 낙랑(樂浪), 낙량(樂良) 등이 되며, 상자는 음으로 하자는 뜻으로 써서 패하(浿河), 패강(浿江), 패수(浿水) 등이 됨이니, 속어에 평양립(平壤笠)을 “펴랑이”라 함을 보아도 평양(平壤)을 이두문에 “펴라”로 독함이 명백하니라.』

그러나 ㅿ은 오직 "ㄹ"과 비슷한 자가 아님을 "숙신" 이라는 두 글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숙신은 그 부르는 이름이 다양합니다. 우선 규원사화의 기록을 보면

《규원사화》
神誌氏之後, 封于北東之地, 河嶽麤莊, 風氣勁雄, 曰僂侲國, 亦稱肅愼,
신지씨의 후손에게는 북동쪽의 땅에 봉하니, 물길이 수려하고 산악이 장엄하며 바람의 기운은 굳세고 웅장하기에 루진국(僂侲國) 또는 숙신(肅愼)이라 일컬었으니

숙신을 "루진"이라고 적었습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죠.

《宋史全文》卷十三下
女眞本名朱里眞
녀진의 본래 이름은 주리진(朱里眞)이다.

《欽定重訂大金國志》卷首
金國本名珠嚕凖畨語舌音訛為女眞
금나라의 본래 이름은 주로준(珠嚕凖)이다. 말이 잘못전해져서 녀진(女眞)이라 하였고

《欽定滿洲源流考》卷七
大金國志金國本名珠里眞(謹按本朝舊稱滿珠所屬曰珠申與珠里真音相近但微有緩急之異寔皆肅慎之轉音也). 後訛為女眞或曰慮眞
대 금국지에서 말하기를 금나라의 본명은 주리진(珠里眞)이다라고 하였다(근안: 금나라 구칭은 만주滿珠인데, 소속은 주신珠申이었다. 주신은 주리진珠里真과 음이 서로 비슷한데 빨리 발음하는 것이 다르다. 숙신의 전음이다). 후에 잘못전하여 녀진 혹은 려진(慮眞)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이름이 달리 적혀진 나라 이름도 없을 것입니다.
"숙신", "루진", "려진", "녀진", "주리진", "주로준", "주신"

왜 이런 비슷도 아니한 발음이 서로 같은 나라를 가리키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숙신"의 초성이 반치음이기 때문입니다. 즉, "(ㅿ+ㅜ+ㄱ)신"이기 때문이죠. (ㅿ+ㅜ+ㄱ)신의 ㅿ이 ㅅ으로 발음되어 숙신이되고, ㅿ이 ㄹ로 발음되어 려진과 루진이 되며, 이것이 더욱 잘못전하여져서 녀진이 되는 것이며, ㅿ이 ㅈ으로 발음되어 주신이 되며 ㅿ의 발음을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하여 ㅈ과 ㄹ을 같이 쓰니 주리진과 주로준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壬儉의 壬의 발음이 우리나라 일본 중국이 저렇게 "ㅇ"과 "ㅈ"과 "ㄹ"로 차이가 나는 것은 壬의 발음이 (ㅿ+ㅣ+ㅁ)이라는 것을 증명해 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반치음이 표준어에서는 "ㅇ"으로 주로 바뀌고 사투리에서는 "ㅅ"으로 주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임검과 신검으로 읽을 수도 있겠으나  그 뜻을 새겨보면 "신검"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壬儉을 훈독하여 "검"이다

壬의 뜻을 알아보면

《御定康熙字典》卷五
壬, 廣韻集韻韻會如林切, 正韻如深切竝音任説文壬位北方也爾雅釋歳太歲在壬曰玄黓...중략...書臯陶謨巧言令色孔壬又大也...이하생략
壬 은 광운(廣韻)과 집운(集韻)과 운회(韻會)에서 임(如林切)으로 발음한다 하였고, 정운(正韻)에서는 임(如深切)이라 하였다. 또한 음은 임(任)이다. 설문해자에서는  북방이라고 하였고, 이아석세(爾雅釋歳)에서는 태세(太歲)가 임(壬)에 있는 것을 검디검은것(玄黓)이라 하였고...중략... 서고도모(書臯陶謨)에서는 간사스런 말을 뜻한다고 하였다. 또한 크다(大)는 뜻이라고 하였다.....이하생략....

壬의 원래의 뜻은 "검다"입니다. 그런데 그 뜻이 전이되어 "크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한자가 지나만의 글자가 아니기때문이죠.

우 리옛말에 "크다" 혹은 "높다"라는 뜻을 갖는 단어로 "고마" 혹은 "검" 혹은 "곰"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훈사(訓寫)하여 곰(熊, 웅)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서 삼국유사 단군사화에 웅녀(熊女)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무슨 토테미즘을 상징한 것이 아니라 최상의 민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런데 최상 최고의 뜻인 "검"를 한자로 훈사(訓寫)하는데 있어서 곰(熊, 웅)이라는 단어 뿐만 아니라 다른 단어가 하나 또 쓰였는데 바로 검(黑, 흑)입니다.

《삼국사기》 권제35 (잡지 제4)  지리/신라/한주/흑양군  
黑壤郡(一云黃壤郡)本高句麗今勿奴郡景德王改名今鎭州
흑양군(혹 황양군이라 한다)는 본래 고구려의 금물노군인데, 경덕왕이 고쳤다. 현재 고려에서는 진주(鎭州)이다

흑양군(黑壤郡)이 고구려의 금물노군(今勿奴郡)이라 합니다.
뒤에 郡자는 모두 같고, 양(壤)과 노(奴)는 모두 "라"로 읽고 川을 뜻하는 단어라고 앞에서 조선사연구초에서 말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흑(黑)이 금물(今勿)이라는 것이므로 今勿은 "거물" 즉 "검을"로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거물(黑)"이 그냥 검다는 뜻인데 과연 이것이 크다는 뜻으로 쓰였겠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되죠. 아래 계림유사를 보시면 ....

《説郛》卷五十五
大曰黒根
大를 흑근(黒根)이라 한다.

뜻 이 안통합니다. 왜냐하면 黒을 "검은"으로 읽어야 하기때문이죠. 黒根의 첫 자 黒을 훈독하고 두번째자를 음독하면 "검근" 즉 "검은"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고마(熊)가 검(儉)이 되고 더 변하여 거믄(黑)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壬儉을 어떻게 읽어야 하느냐?
壬 은 북방을 나타내므로 그 색깔은 "검은색"이죠. 그리고 儉은 독음이 "검"입니다. 이는 壬儉을 "임검"으로 읽지 말고 첫자는 壬의 뜻을 빌려서 읽고 두번째 글자인 儉은 "검은색"의 어말의 위치를 표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壬儉 전체가 "검"이되는 것입니다. 壬儉 두음절이 한음절이 되는 비상한 표기 방식이죠.


壬을 왜 "신"으로 독음해야 하는가

이유는 간단히 아직도 "신" 혹은 "심"이라는 단어가 "높은" 혹은 "검은"이란 뜻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 심부름
  보통 "힘+부름"이라고 해석되어 "남의 힘을 부린다"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심부름이라는 단어가 사역의 뜻을 갖느냐 아니면 피역의 뜻을 갖느냐 생각해보시면 분명해집니다. "남의 힘을 부린다"라고 하면 "심부림"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심부름"이죠. 누군가가 자기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누구냐면 "심(壬)"이라는 높으신 분, 즉 "거믄" 혹은 "검"입니다. 그래서 "심부름"이란 심이 자기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 시굼불 혹은 신금물: 심부름의 평안북도 사투리랍니다. 네이버국어사전에서 퍼왔습니다.
 시굼불은 "시굼+불"로 볼수있는데 시굼은 壬儉(신검)이며 불은 부른다는 것이죠. 즉, 시굼불은 壬儉이 부른다는 뜻입니다.

혹 심부름이 "시킴부름"일 수도 있겠군요. 시킴부름이 맞다면 심부름은 壬을 신으로 읽을 조건에서 제외되어야 겠네요.

* 신다리: 허벅다리의 평안 함경 사투리랍니다.
  신(壬)은 上의 뜻을 가지므로 다리의 윗부분 즉 허벅다리를 말하는 것이겠죠.

* 심다리: 허벅다리의 강원 사투리랍니다.
  심(壬)은 上의 뜻을 가지므로 다리의 윗부분 즉 허벅다리를 말하는 것이겠죠.

* 신믈: 한한청문감에 나온다고 하는데, 검정물감을 말하는 옛말입니다
  믈은 물(水)임이 확실하므로 "신"은 검은 색을 나타내는 것이죠. 이는 壬의 뜻인 북방이라는 뜻이 확장되어 검은색이 되었고 壬의 옛 발음이 "신"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壬 의 뜻이 이와 같기에 上과 大의 뜻으로 쓰였고, 그 독음이 "신"이기에 신한(辰韓)이 고조선 삼한 중의 최고이며 고조선 붕괴후 마한의 최고통치자의 명칭이 신왕(辰王)이 된 것입니다. 정인보선생님과 신채호선생님이 "신"은 최고 혹은 총칭의 뜻이라고 한 이유가 다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검儉 중의 최고 儉이 신검(壬儉)이 되고
한韓 중의 최고 韓이 신한(辰韓)이 되며
왕王 중의 최고 王이 신왕(辰王)이 되고
치智 중의 최고 智가 신치(臣智)가 되며 이를 달리 말하면 검치(黑齒)라고 할 수 있습니다.